유명인 자살, 어떻게 '베르테르 효과' 부르나…수학적 모델 제시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받아 자살을 시도하는 '베르테르 효과'는 널리 잘 알려진 현상이다.
하지만 유명인에게 영향을 받은 자살 충동과 실행이 실제로 어떻게 확산되는지,
또 어떤 요인이 전염을 촉진하는지에 대해선 그간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유명인의 자살이 자살 사망률 급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수학 모델이 제시됐다.
제프리 샤먼 미국 컬럼비아대 메일맨 공중보건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명인의 자살이 어떻게 전염되는지 확인한 수학적 모델을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모델이 독감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살피기 위한 수리적 모델과 같다고 설명했다.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받은 자살률 급증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참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먼저 미국인의 자살 발생 수와 원인을 조사했다.
통계 자료를 활용해 출생률과 사망률 및 자살 사망률을 확인했다.
이어 주변인의 자살이 극단적 선택을 향한 생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전화 설문조사와 전문 고민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과 실제로 자살을 실행한 사람이 주변인의 자살 충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자살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사람, 최근 자살로 사망한 사람 세 그룹이 서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나타내는 일종의 '수학적 공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유명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이러한 모델이 얼마나 붕괴하는지 확인했다.
유명인의 자살 사례로는 2018년 3일 간격으로 발생한 패션 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와 요리사 앤서니 부르댕의 자살을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대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2014년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사례가 미친 영향도 참고했다.
분석 결과 로빈 윌리엄스가 자살한 뒤 미국인의 자살률은 급격히 증가했다.
자살을 생각하지 않던 사람이 극단적 선택에 대한 사고로 빠질 위험이 연구팀이 마련한 표준 모델보다 1000배 증가했다. 자살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실제로 사망할 위험도 3배 커졌다.
로빈 윌리엄스의 극단적 선택이 대중의 극단적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약 한 달 만에 표준 모델에 근접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연구팀은 케이트 스페이드와 앤서니 부르댕의 극단적 선택보다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이 대중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 원인으로는 언론의 미화와 로빈 윌리엄스에 대해 대중이 느끼는 친밀감 등이 작용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수학적 모델을 만드는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더 정확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선 성별이나 연령에 따른 다양한 그룹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 연구에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치는 부정적 사고의 '전염력'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마치 병원체가 확산하는 양상을 파악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확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모델은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과 같은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잇따라 발생할 수 있는 자살 확산 위험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유명인 자살, 어떻게 '베르테르 효과' 부르나…수학적 모델 제시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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