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너지 규명 위해 1년간 데이터 모아보니 "기존 우주론 맞나"
국제공동연구팀이 사상 최대 규모의 3차원(3D) 우주 지도를 공개하고 기존 우주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 첫 성과로 사상 최대 규모의 3D 우주 지도를 공개했다.
기존 우주론에서 제시한 암흑에너지가 고정값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는 우주 전체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분광기로 3D 우주 지도를 만드는 대규모 국제공동 프로젝트다.
한국을 포함해 11개 국가, 70개 기관 연구자 약 900명이 참여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키트피크 산꼭대기에 위치한 5000개의 작은 광섬유 로봇들은 다채널분광기를 장착한 망원경으로
먼 은하에서 나온 빛의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관측해 암흑에너지 연구 데이터를 모은다.
지난 1년간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활용한 DESI 프로젝트의 첫 성과는 사상 최대 규모의 3D 우주 지도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파동이 생기는 것처럼 우주 초기 플라즈마는 음향파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음향파가 공 모양의 표면을 따라 고밀도 영역을 만드는
'중입자 음향 진동(BAO)' 패턴이 우주와 함께 팽창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BAO 반지름이 변화하는 모습을 7개 시기에 측정하고 우주 진화의 역사를 재구성해 지도를 구성했다.
가까운 우주에서는 은하를,
먼 우주에서는 은하보다 밝은 퀘이사 데이터를 주로 활용해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했는지 측정했다.
퀘이사는 중심에 존재하는 거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막대한 에너지를 전파 영역에서 발생시키는 매우 밝은 천체다.
연구팀은 전체 우주의 팽창 역사를 오차 범위 0.5%로 측정했다.
지금으로부터 80~110억년 전 사이의 초기 우주의 역사는 1% 오차 이내로 정확하게 측정해 지도로 만들어졌다.
DESI 연구팀은 추가 데이터를 모아 은하 3700만 개와 퀘이사 300만 개가 포함된 우주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연구팀은 현대 우주론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기존 우주론인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LCDM)'에 따르면 우주에는 물질과 암흑물질,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
DESI 관측 자료, 플랑크 위성의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 자료, 제 Ia형 초신성 자료 등을 결합하자
암흑에너지가 고정된 값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95% 이상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
데이터 분석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샤피엘루 알만 교수, 로드리고 칼데론 박사후연구원, 쿠샬 로드하 박사과정 학생을 포함한 200여 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중력파우주연구단장인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이번 결과는 초기 우주의 역사를 3차원으로 가장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라며 "허블 갈등은
여전히 중력파 활용 등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허블 갈등은 허블 상수가 측정 방법에 따라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샤피엘루 알만 교수는
"DESI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에 따라 암흑에너지의 특성이 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관측 데이터가 우주의 팽창 과정과 중력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을 검증하고 암흑에너지 본질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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