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틱장애 급증

아동 장애로 알았는데…틱장애 신규 환자 10명 중 4명 '성인'

2024.02.15 15:30

 

서울대병원

틱장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인 행동이나 발성이 나타나는 ‘틱장애’의 국내 발생률이

10여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에서 발병률이 급증했다. 

 

서울대병원은 홍순범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미숙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DB를 바탕으로 2003~2020년 틱장애 연령군별 발생률과 임상역학적 특성을 분석했다고 15일 밝혔다. 

 

틱장애는 소아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 원인 없는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국내 2~19세 인구 유병률은 1000명당 2.6명이며 20세 이상 성인 유병률은 0.008%~0.024%에 그친다.

 

2003~2020년 국내 연간 틱장애 발생 건수.

2020년 신규 틱장애 환자의 41.8%는 성인이다. 서울대병원 제공.

 

틱장애 발생률 분석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특정 질병의 발생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한 시점의 질병 보유자 비율을 뜻하는

‘유병률’이 아닌 일정 기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를 뜻하는 ‘발생률’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03~2020년 새롭게 틱장애 진단을 받은 23만5849명을

0~19세 소아청소년과 20세 이상 성인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과 발생 건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인구 10만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 증가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인 2015~2020년에는 오히려 성인에서의 발생률 증가폭이 컸다.

이 기간 소아청소년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증가했지만 성인은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성인은 발생률이 5배 이상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5년부터 성인 환자의 연간 발생 건수가 점차 증가해

2020년에는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군과 성인군의 사회인구학적, 임상적 특성도 비교했다.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저질환’ 발생률을 살핀 결과 

소아청소년군은 약 26%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ADHD)를 동반하고 있었고

성인군은 약 43%가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약물 종류, 약물 순응도 등에서도 두 연령군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10여년간 틱장애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한 원인으로 특히 미디어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았다.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틱장애를 인지하게 되면서

정신과 내원 및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홍순범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 환자의 40% 이상은 성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및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선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 및 치료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며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에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홍순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수진 임상강사, 김미숙 의생명연구원 의학연구협력센터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출처

아동 장애로 알았는데…틱장애 신규 환자 10명 중 4명 '성인'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아동 장애로 알았는데…틱장애 신규 환자 10명 중 4명 '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