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느끼는 원리 찾았다…약물 부작용 줄일까
인간이 쓴 맛을 인식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섯 가지 맛 중에서도 쓴 맛은 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메커니즘이
미각 수용체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약물 후보를 발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브라이언 로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은
쓴맛 분자가 작용하는 수용체인 'TAS2R14'의 상세한 구조를 밝힌 연구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 논문의 1저자인 김유중 노스캐롤라이나대 박사후 연구원은
"이전까지는 단맛, 쓴맛, 감칠맛의 수용체 구조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에선 생화학적 방법과 컴퓨터 분석을 결합해 쓴맛 수용체의 구조와 우리의 혀가 쓴맛 감각을 초기화하는 메커니즘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TAS2R14은 100가지 이상의 쓴맛을 구별할 수 있는 민감한 수용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TAS2R14이 쓴맛과 접촉하면
화학물질이 발생해 수용체의 특정한 지점에 쐐기를 박고 자리를 잡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화학물질은 수용체의 단백질 모양을 변화시켜 특정한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작용은 쓴맛 수용체의 활성화를 유도해 뇌의 미각 피질로 신호를 보냈다.
뇌가 이 신호를 처리하면서 쓴맛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복잡한 신호 체계는 일순간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TAS2R14의 또다른 특징도 발견했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지방인 콜레스테롤이 TAS2R14 활성화 과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분자 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콜레스테롤은 미각 수용체를 반활성 상태로 만들어
쓴맛이 유입될 때 쉽게 활성화될 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이나 콜레스테롤과 화학구조가 비슷한 담즙산의 이러한 작용은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 장애를 치료하는 데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메커니즘은 약물 개발 과정에서
부작용의 위험성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이 미각의 수용체를 직접 조절할 수 있도록 하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최적의 약물 경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TAS2R14 단백질이 입이 아닌 외부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살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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