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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위 2

by upiter67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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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깜깜한 진공의 바다에

 

대롱 하나로 매달려 있다

 

윗쪽으로 이어진 식도와

 

아래로 이어진 십이지장을 연결하는

 

중간의 위대한 ''

 

 

 

비어 있음은 안식의 시간

 

비어 있음으로 태어났지만

 

항상 무언가를 채웠다가

 

다시 내보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부드러운 것

 

따뜻한 것

 

딱딱한 것

 

질긴 것

 

차가운 것

 

 

 

새콤한 것

 

쓴 것

 

달콤한 것

 

매운 것

 

짠 것

 

 

 

누린내

 

탄내

 

단내

 

비린내

 

썩은내

 

 

 

위대한 위는

 

혀와 입처럼

 

세심한 구분을 지향하지 않는다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묵묵히 분해하고

 

녹이고, 잘 혼합시킬 뿐

 

 

 

五味冷溫堅柔을 가리지 않으며

 

주어진 여건에 최선을 다한다

 

소화액을 적시며

 

허공에 매달린채

 

잘 움직여준다

 

 

 

조용하고 편한 마음 속에서

 

기쁘고 늘뜬 마음 속에서

 

우울한 마음 속에서

 

화난 마음 속에서

 

두려운 마음 속에서

 

놀란 마음 속에서

 

때론 깊은 상념 속에서

 

 

 

안은 마치 濕熱의 공장과 같다

 

찌는듯한 더위와 습기는

 

음식을 썩히며

 

모든 종류의 냄새를 풍기며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한껏 트림이라도 해서 배출하면

 

앞뒤의 문을 열어놓은 것처럼

 

바람이 통해

 

살아날 것 같지만

 

모든 과정이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五味五臭冷溫堅柔을 구분하지 않으나

 

자신의 몸에 맞는지

 

또는

 

적절하고 균형있게

 

최선의 조합이었는지에 대한 결과는

 

표현해준다

 

 

 

"편안하다

 

거북하다

 

더부룩하다

 

쓰리다

 

아프다

 

울렁거린다

 

막힌 것 같다"

 

 

 

때론 가슴아래 윗배에서

 

때론 등 가운데 척추 근처에서

 

그들의 누적된 항변은

 

기록으로 남는다

 

 

 

비어있음으로 났지만

 

비어있지 않음을

 

자신의 숙명으로 삼은

 

위대한 ''

 

 

 

少食

 

適食

 

過食

 

 

 

주어진 여건에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역사를

 

자신에게 기록하며

 

또한

 

배와 등에 기록한다

 

 

 

기쁜 마음에

 

슬픈 마음에

 

우울함에

 

화나는 마음에

 

두려운 마음에

 

놀란 마음에

 

때론 깊은 상념에

 

 

 

휘둘리지 않으려

 

몸부림 치지만

 

거부되지 못하고

 

그런 마음에

 

그의 소명은 흔들린다

 

 

 

뜯어진 천과 같은

 

때론 성나 충혈된 눈과 같은 염증

 

비온 뒤 깊이 패인 아스팔트 같은 궤양

 

매끄한 도로에 떨어진 돌과 같은 종양

 

 

 

붉고 따뜻한

 

온기의 생명수는

 

뿌리가 흙 속을 뻗어 나가듯

 

위대한 '' 주변을

 

감돈다

 

 

 

회오리처럼

 

위를 휘감는 붉은 생명수는

 

편안하고

 

따뜻한

 

空腹感의 원천이며

 

묵묵히

 

소화를 해결하는

 

지원병이다

 

 

 

深淵의 바다와 같은

 

어둠과 침묵

 

폭풍이 휘몰아치는

 

거친 바다와 같은

 

서서히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소용돌이처럼

 

그리고

 

또다시 찾아오는 어둠과 침묵

 

 

 

음식이 영양분으로 변하는

 

시작이며

 

중심이다

 

빈 공간에서

 

변화를 통해

 

모든 것이 한다

 

 

 

누적된 가난이

 

뇌리에 새겨 놓은 ''

 

少食의 가치를 무의식 깊은 곳에 버려두고

 

달콤하고 기름진 음식이 안겨주는

 

위안과 만족의 기쁨은

 

過食害惡을 덮어버린다

 

의 아우성까지도

 

삼켜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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