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줄기세포로 세계 최초 당뇨병 치료 효과 확인
환자 자신의 세포를 활용해 스스로 인슐린을 만들도록 하는 치료법을 시도하고
1년간 관찰한 결과 제1형 당뇨병의 근본적 치료에 큰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그동안 증상 완화에 그치거나 위험이 큰 췌장 이식이 필요했던 당뇨병 완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양 셴 중국 난카이대 의대 교수팀은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식해 제1형 당뇨병 치료를 시도한 환자 1명의 1년간 관찰 결과를 보고하고
연구결과를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공개했다.
제1형 당뇨병은 몸의 면역체계가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내 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는
자가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보통 평생에 걸쳐 외부 인슐린에 의존해야 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6월 중국 톈진에 사는 25세 여성 환자에게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인 췌도 세포를 추출했다.
추출한 세포를 화학 처리해 세포의 기능·역할이 분화하기 전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되돌렸다.
이를 활용해 다시 췌도 세포 150만 개로 이뤄진 조직을 만들었다.
환자 복부에 이식된 췌도 세포들은 이식 후 75일이 지나자
인슐린을 따로 보충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생성하기 시작했다.
췌도 세포는 원래 췌장에 있지만 부작용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제거하기 쉽도록 복부에 이식됐다.
이식 후 1년이 넘었지만 환자는 특별한 부작용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중 98% 이상의 시간 동안 적정 혈당 수준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여성 환자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설탕을 먹을 수 있다"며 "특히 훠궈를 즐겨 먹는다"고 전했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홍쿠이 덩 중국 베이징대 생명과학대 교수는
"다른 두 참가자의 결과도 매우 긍정적"이라며 "10명 또는 20명으로 실험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자가면역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의 몸이 췌도 세포를 공격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
줄기세포로 치료 효과를 보인 환자는 간 이식을 위해 이미 면역억제제를 투여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가면역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자가면역 반응을 회피할 수 있는 세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줄기세포로 당뇨병을 치료하는 임상적 시도는 최근에도 있었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대 연구팀이 췌도 세포 기능이 손상돼
제2형 당뇨병을 앓는 59세 남성의 간에 췌도 세포를 이식해 치료했다는 연구결과를 내기도 했다.
제2형 당뇨병은 자가면역 현상이 일어나진 않지만 인슐린을 만드는 기능이 저하되거나 만들어진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질환이다. 이 남성 환자도 마찬가지로 환자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세포를 활용했으며 이식 이후 인슐린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바이오기업인 버텍스 파마슈티컬은
환자 자신의 세포가 아닌 기증된 줄기세포로 만든 췌도 세포를 제1형 당뇨병 환자 12명의 간에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예비결과를 6월에 보고했다.
환자들은 모두 면역억제제를 사용했다.
이식 후 3개월 뒤 모든 참가자가 인슐린을 생성했고 11명은 외부 인슐린이 사용이 줄거나 필요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스케 야베 일본 교토대 당뇨병·내분비·영양학과 교수팀도 기증자의 줄기세포로 췌도 세포를 만들어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첫 이식 수술은 내년 초로 예정됐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cell.2024.09.004
- doi.org/10.1038/s41421-024-006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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