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줄어들자 '자가수분'으로 번식 전략 바꾼 팬지꽃
기후변화 등으로 전지구적으로 꿀벌의 개체 수 감소가 식물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을 위해 꽃가루를 옮겨줄 꿀벌이 줄어들면서 번식 기회가 줄어든 식물들이
자가수분을 통해 번식하도록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삼손 아코카-피델 프랑스 몽펠리에대 연구원 연구팀이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신식물학자'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팬지꽃의 생태에 주목했다.
팬지꽃은 두 가지 수분 전략을 취하는 식물이다.
하나는 호박벌을 통해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옮겨 붙이는 방식이다.
팬지꽃에게서 관찰되는 일반적인 수분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꽃가루를 자신의 암술머리에 붙이는 방식이다.
암술과 수술을 하나의 꽃에 모두 지닌 양성화이기 때문에 자가수분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꿀벌 개체 수의 감소가 팬지꽃의 생태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프랑스국립식물원이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채집한 씨앗에서 싹튼 팬지꽃과 프랑스 시골 전역에서 갓 채집한 팬지꽃의 번식 양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최근 채집된 팬지꽃은 90년대 채집된 씨앗에서 피어난 팬지꽃과 비교했을 때
번식 과정에서 자가수분을 취하는 비율이 27% 증가했다. 식물학적 변화도 있었다.
2020년대의 팬지꽃은 꽃의 개화량이 10% 적었으며 꿀 생산량도 20%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꿀벌이 팬지꽃을 찾는 횟수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동일한 환경에서 관찰한 결과 꿀벌은 90년대 피었던 팬지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꿀벌의 개체 수가 감소하면서 식물들이 이같은 진화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꿀과 풍부한 향기를 가진 꽃을 잔뜩 피워내는 데 에너지를 쏟는 대신 성장과 질병에 더 많은 힘을 투자하도록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꽃들의 이같은 변화는 꿀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연구도 있다.
가브리엘라 퀸란 미국국립과학재단 연구원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꿀 생산량은 최근 5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이 예전보다 많은 꿀을 머금은 꽃을 찾기 힘들어지면서 수확할 수 있는 꿀의 양이 줄게 됐다고 분석했다.
출전
꿀벌 줄어들자 '자가수분'으로 번식 전략 바꾼 팬지꽃 :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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