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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사
Essay

낫지 않는 계절

by upiter67 202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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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 서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

무심코 불어온 차가운 바람 한 조각에도

나의 시린 두 뺨은 그대를 기억해요

그 거리엔 아직도 우리가 서성이고

앙상한 나뭇가지는 슬픈 동화처럼

저무는 12월의 저녁 그 틈 사이로

숨겨둔 그리움이 하얀 입김 되어 피어오르네

아름다워라,

아파서 더 아름다운 사람이여

잊으려 노력해도 저절로 흐르는 눈물은

내 안에 사는 그대가 숨을 쉬는 까닭이겠죠

남들은 잊혀질 고통이라 말해도

내겐 그대를 만나는 유일한 방법이라서

오늘도 나는 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그대를 앓고 또 앓습니다

낡은 외투 주머니 속

빛바랜 종이 한 장

시간은 흐려지고 글씨는 비밀이 되었지만

그날의 그대 미소는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내 맘을 적시네

아름다워라,

돌아갈 수 없어 더 아름다운 시절이여

멈추려 해봐도 떨리는 이 마음은

그대가 내게 남겨둔 마지막 대답이겠지요

지독한 계절이라,

다들 피하려 해도

내겐 그대가 머물다 간

기적 같은 흔적이라서

오늘도 나는 길 잃은 아이처럼

오지 않을 대답을 기다리네

 만약, 아주 만약에

이 시린 떨림이 멈추는 날이 온다면

나는 몹시 슬플 것입니다

그것은 내 몸이 그대를 완전히 잊었다는

진짜 이별의 시작일 테니까요

나는 차라리, 영원히 아물지 않기를 

나는 차라리, 영원히 앓고 싶어라

바람이 부네요...

내 몸이 또다시 그대를 부르네요...

나의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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